대전사업단 현장노트
신입 설계사 상담을 하다 보면, 수수료보다 먼저 막히는 지점이 있습니다. “내가 이 일을 계속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입니다. 그 질문 앞에서는 좋은 말보다 하루를 버틸 수 있는 기준이 먼저 필요합니다.
숫자 밑줄
2026년 4월 29일 보도된 금융감독원 발표 내용에 따르면, 전속 보험설계사의 1년 정착률은 51.4%로 전년보다 1.2%p 낮아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정착률 51.4%는 누군가의 의지가 약했다는 결론으로 쓰기엔 너무 거친 숫자입니다. 현장에서는 꽤 현실적인 질문으로 바뀝니다.
“처음 시작한 사람이 1년을 넘길 수 있는 구조가 있는가?”
이 질문을 놓치면 정착률은 단순히 “힘든 업계”라는 말로 끝납니다. 하지만 조금 더 들여다보면, 개인의 의지만큼이나 교육, 동행, 기록, 피드백의 차이가 크게 보입니다.
오래 가는 사람은 초반에 혼자 두지 않습니다
신입 설계사가 처음 막히는 지점은 상품 지식만이 아닙니다. 오히려 더 자주 막히는 곳은 이런 부분입니다.
- 누구에게 먼저 말을 걸어야 하는지
- 상담 전에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 고객이 거절했을 때 다음 대화를 어떻게 남겨야 하는지
- 하루를 끝낼 때 무엇을 기록해야 하는지
여기서 혼자 버티면 금방 지칩니다. 반대로 작은 기준이 있으면 같은 하루도 다르게 남습니다.
사업단에서 신입 이야기를 듣다 보면, 처음부터 말을 잘한 사람이 오래 가는 경우보다 “오늘 막힌 부분을 다음날 다시 고친 사람”이 오래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보험영업은 한 번에 잘하는 일이 아니라, 어제의 상담을 오늘 조금 더 낫게 만드는 일에 가깝습니다.
정착률은 조직의 언어이기도 합니다
정착률을 설계사 개인의 문제로만 보면 답이 좁아집니다. 조직이 어떤 언어를 쓰는지도 봐야 합니다.
성과만 묻는 조직에서는 신입이 질문하기 어렵습니다. 반대로 과정도 묻는 조직에서는 신입이 자기 실패를 숨기지 않습니다. “오늘 몇 건 했어?”만 묻는 것과 “어디서 대화가 끊겼어?”를 같이 묻는 것은 완전히 다릅니다.
정착률은 사람을 붙잡는 숫자가 아니라, 사람이 배울 수 있는 환경이 있는지를 보여주는 숫자입니다.
오늘의 메모
신입 설계사에게 필요한 첫 목표는 큰 성과가 아닐 수 있습니다.
첫 달에는 상담을 잘하는 것보다 상담을 기록하는 것. 두 번째 달에는 말을 많이 하는 것보다 고객의 질문을 분류하는 것. 세 번째 달에는 새로운 사람을 무작정 찾는 것보다 다시 연락할 이유를 만드는 것.
정착률 51.4%라는 숫자는 “절반 가까이가 떠난다”는 말로도 읽히지만, 우리는 이렇게 읽고 싶습니다.
오래 가는 설계사는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버틸 수 있는 구조 안에서 만들어집니다.